서울대 공대 강진아교수 연구팀 박사과정 클라우스 마홀드 "비즈니스 韓流 유럽에 전하고파" – 매일경제 (2015.12.16)

"유럽에서 케이팝(K-POP)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기술경쟁력이 뛰어난 글로벌 기업이 많고 빠른 시간에 경제 발전의 '기적'을 이룩한 한국은 배울 게 많은 나라입니다."

서울대 공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비즈니스 한류' 전도사를 자처해온 오스트리아 유학생의 졸업 논문이 최근 한국마케팅과학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내년 2월 기술경영경제정책 전공 박사과정 졸업을 앞둔 클라우스 마홀드 씨(33).

서울대 교정에서 11일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마홀드 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유학생활의 소회를 밝혔다.

마홀드 씨는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에서 한국학 학·석사 과정과 동아시아경제학 석사를 마치고 2011년 한국으로 유학왔다. 그는 "유럽에서 동아시아경제학을 공부하며 한국의 혁신 사례를 접하고, 한국이 '블루오션'이라고 확신했다"며 "지난 5년간 유학하며 겪은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기업이 많아 특히 기업 간 연구개발(R&D)과 제휴전략 분야를 연구하기에 좋은 나라였다"고 말했다.

최우수상 수상 논문 제목은 'R&D 제휴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에 관한 연구'로 공대 강진아 교수와 함께 R&D 제휴와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 융합을 통해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이 논문은 지난 9일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다.

그는 "최근 많은 한국 기업이 기술혁신 역량 저하에 따른 저성장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연구에서 제시한 기술 다양화 전략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홀드 씨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 기업이 다양한 지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흡수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홀드 씨는 흡수역량이 필요한 예로 서울대를 꼽았다. 그는 "직접 겪은 서울대 학생 개개인은 역량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외향적이고 비즈니스 네트워킹에도 강하다"면서도 "대학 전체로 보면 MIT 등 미국의 초일류 대학에 비해 국제화 등 다양성이 부족하다. 교수도 학생도 대부분 한국 사람이고 수업도 한국어로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외국 학생 숫자를 늘리는 것(다양성 증대)도 중요하지만 유학온 외국 학생들이 학교에 스며들어 학풍 및 연구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문화와 분위기를 만드는 것(흡수역량)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홀드 씨는 4년 전부터 방학 동안 모교인 빈대학에서 초빙강사로 활동하면서 '메이드인 코리아'라는 강의를 개설해 오스트리아 학생들에게 한국 경제와 기술혁신 전략 등을 강의해 왔다. 올겨울에도 오스트리아로 돌아가면 한국의 기술리더십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그는 "아직 유럽에서 중국, 일본에 비해 덜하지만 학생들 관심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한국의 역동성과 잠재력을 알리고 한국과 오스트리아를 잇는 전도사(Communicator)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순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87105&year=2015